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일본의 츠쿠바(Tsukuba)라는 과학도시에 다녀왔습니다. 결혼 2주년 기념으로 다녀온 것은 아니고, 부인님의 과학도시 관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함께 견학을 다녀온 것입니다. 다만 결혼기념일인 2월 28일이 그 안에 들어있어서 그날 저녁에 맛있는 걸 먹었지요. 음.. 사실은 그 다음날 더 맛있는 걸 먹었군요-_-;; 결혼기념일엔 고작(?) 라멘 한 그릇 먹은 게 다였지만, 그 다음날엔 싱싱한 초밥과 함께 대게전골을 먹었거든요.ㅎㅎ
츠쿠바는 수많은 연구시설이 모여있는 과학도시로 유명합니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초고속가속기연구소(KEK), 국토지리원, 농업연구소, 물질연구소, 지질연구소,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실험식물원 등등. 한국으로 치면 대전과 비슷한 도시라고 할 수 있죠. 각 연구소에서는 견학프로그램이나 작은 박물관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2006년부터는 주말마다 각 연구소의 박물관을 순회하는 과학관광버스가 운영되고 있더군요. 우리는 바로 그 버스가 다니는 시설들을 돌아보며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 대전에서 본받을 만한 건 없는지를 살펴보러 왔던 겁니다.
각 시설의 박물관은 소박한 규모였지만, 꽤 알차게 꾸며져 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느 과학박물관처럼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기계들은 여전했지만요^^. 아래의 사진들은 견학 장소의 풍경들입니다.
혹시나 츠쿠바에 과학박물관들을 관광하러 가고 싶은 분이 있다면 꼭 주말을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하루 500엔짜리 과학관광버스가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다니거든요. 주중에 일반버스를 타고서 각 시설을 돌아다니는 일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버스 시간도 맞추기 쉽지 않고, 버스비도 비싸고요. 그리고 정확한 정류장에 내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_-;; 버스 앞쪽에 다음 정류장이 LED로 안내되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 정류장 미리 안내가 되더라구요. 우리는 그 LED 안내에 속아 두 번이나 일찍 내리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머물렀던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갑작스런 꽃샘추위에 우박까지 내려서 한 정류장 사이를 걷는 일이 엄청난 고역이었습니다. 주중에 버스로 박물관 돌아나니는 건 자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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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라는 이름 때문에 가게 된 츠쿠바였지만, 과학도시가 아니더라도 가볼 만한 곳 같았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 공항 바깥을 나가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그 많은 관광지를 놔두고 과학도시라니! 비행기 표값이 좀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츠쿠바는 꽤 괜찮았습니다. 우리가 묵은 다이와 로이넷 호텔(Daiwa Roynet Hotel)은 중심가의 거대쇼핑몰와 붙어있어서 먹고 쉬며 구경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원래 백화점 돌아다니며 노는 걸 좋아하는 우리에겐 완전 안성맞춤이었던 거죠. (보기만 할 뿐 물건은 안 사요;;) Q’t 1층 푸드코트에서는 적당한 값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옆의 SEIBU 1층에는 아기자기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각 쇼핑몰에는 다양한 식당들이 있었고, 각 쇼핑몰은 육교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츠쿠바의 육교 시스템에 대해서는 좀더 길게 얘기할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중심가 건물들의 2층 바깥은 거대한 베란다 또는 광장처럼 만들어져 서로 연결되어 있었고, 차로 건너편의 건물들은 바로 그 2층의 광장끼리 육교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교묘하게 설계된 육교들은 사람들과 자전거가 다니는 통로로 사용되었는데요, 중앙공원을 관통해서 츠쿠바 대학까지 갈 수 있는 사람/자전거용 도로는 이런 식의 육교들을 통해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은 채 수많은 차로 위를 편안하게 건너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츠쿠바에는 자전거가 무척 많았습니다. 자전거 주차장도 따로 있고, 아파트의 자전거 거치대는 1층으로 모자른 것 같더군요. 츠쿠바 안내소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고 하던데, 날씨만 좋았다면 공원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제 흥미로운 몇 군데만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츠쿠바 대학입니다.
일본에 다녀왔더니 벌서 개강이네요. 수업 준비로 정신이 없습니다. 에궁;;;
하임이는 안 데리고 갔나봐? 아주 꿀맛같은 여행이었겠다. 수빈이 10개월쯤에 큐슈로 놀러갔었는데, 어른 셋이 애 하나 데리고 다니는데도 이건 관광을 간 건지 봉사활동을 간 건지…ㅎㅎ
응. 꿀맛같은 여행? 혹은 출장이었지 ㅎㅎ.
하임이가 일본까지는 따라오지 못했지만, 지난 주말 엄마 아빠랑 같이 서울대 후문 옆의 예식장에는 따라왔지요. 유모차 끌고 인천부터 낙성대입구까지 전철타고 택시타고~ 음… 엘리베이터 없는 환승역에서 전철 갈아타려다보니 유모차 들고 계단 오르내리는 게 좀 구차했다고 해야 할까;;; 몸이 힘든 것보다 남의 눈치가 더 보이더라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