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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동양공전 강의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강의를 했더니, 역시 말아먹었다. 강의의 요지가 없고, 맥은 툭툭 끊기고, 잠시 순간정지 상태도 오고.. -_-; 이런;;;

예를 들면 마르코니의 무선전신 발명은, 이미 당시 발명되어 있는 구성요소들을 한 데 모은 것 이상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공학 또는 기술에서 그러한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강의에서 보여줘야 했다. 그리고 과학자들보다 공학자인 마르코니가 그것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를 명료하게 보여줘야 했으며, 이를 통해 전형적인 엔지니어의 작업 방식을 마르코니를 통해 보여줘야 했다. 사실 당시 발명된 구성요소들을 한 데 모아서 ‘전신’이란 것을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리학자들은 각자의 연구의 맥락에서 실험을 하고 장치를 만들 뿐, 실용적인 ‘전신’ 제작을 목표로 전력투구하지 않는다. 또 그런 구성요소들을 한 데 모은다고 곧바로 장치가 잘 작동되는 일은 없다. 그 때 발생하는 문제들 각각을 시행착오를 통해 각개격파하면서 개량해 나가는 게 바로 엔지니어 작업의 핵심이다. 이런 걸 보여주려면 구체적으로 당시에 발명되었던 장치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고, 당대 물리학자들은 어떤 목적으로 어떤 실험들을 수행했는지, 그에 비해 마르코니는 어떤 아이디어로 어떤 작업을 수행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가시적으로 명료하게 제시해줬어야 했으나, … 흠.. 두리뭉실 두리뭉실…

강의도 잘 안되고, 학생들이 축제에 온 ‘소녀시대’ 보고 싶다며 “교수님도 같이 윤아 보러 가요” 하길래, 원래 끝내야 할 시간보다 25분 정도 일찍 끝내 버렸다.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10분 정도 앉아있다 나와서 보니 정말로 소녀시대 애들이 자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가 끝나니 앵콜곡으로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고 있었다. 강의는 잘 못했지만, 강의는 제 때 끝내준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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