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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기

너무 짧다. 내용도 없다.
맨날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떼우다 보니 쓸말도 없는건가?
그렇다기보다는 여기에 내용을 채울 의지가 없는 걸지도.
바쁘게 뭔가를 한다면 그 때는 아마 바빠서 일기 못쓴다는 핑계를 대겠지?
그냥 의지가 없는게야.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정리를 해보자.
요즘 내가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일단 하는 것 중심으로.

1. 과정 책읽기 모임

Giere의 Explaining Sience를 읽고 있다. 매주 한 챕터씩 읽고 있음. 긴 방학기간 너무 널럴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일환이나, 세미나 하루전 또는 당일 오전만 바쁨. 그정도면 성공인가? 미리 미리 읽는 버릇은 도대체 언제나 생기려는지 모르겠다.
근데, 이사람(책 저자) 나름대로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서 좋아해주려고 한다. 작년부터 이사람 괜찮을 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글의 전체적인 논조는 ‘과학이 별거냐. 과학자가 하는 활동이고 과학자도 사람이다.’ 정도? 신비화된 과학의 실체를 형이상학이나 논리학적인 분석보다는 그 모습 그대로를 보려고 노력을 하는 중인 듯. 그래서 자기가 하는 작업에 대해 과학(에 대한) 철학이라는 말보다 과학에 대한 과학이라는 말을 붙이고자 하는 것 같음.
물론 이런 얘기는 내가 좋아하는 부분만을 따온 거고.. 더 많은 얘기를 담고 있음. 그리고 이 사람 책 읽다보면 문득문득 변증법적 유물론이 떠오르기도 한다. 쿤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함.
이번주는 휴가고, 대신 다음주엔 두 챕터를 읽기로 했다. 담주엔 제대로 읽어가기르~~ -_-;

2. 노래패 Old People 연습

매주 토요일 6시 노래패 연습실에 모여 연습 중. 학원강사, (공대)대학원생들을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땜에 평일에 절대 연습 불가. 무조건 토요일 저녁만 가능. 근데 이 토요일 저녁 모임이 ‘용케’ 굴러간다.
1학기 3월부터 시작했는데, 노래패를 단지 학부시절의 좋은 추억으로 모셔두긴 싫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음.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매주 1회씩 ‘모여서’ 연습하자는 것이 목적임. 하지만 공연을 염두에 두지 않고 연습을 하다보니 집중력은 부족. 연습 부족. 가끔 한명씩 결석. 한 명 결석은 매우 치명적임. 분위기 다운되기 십상.
그러다 9월 일일호프에 몇 곡정도 공연을 하기로 결의하고는 공연곡을 정해 연습중. 그러나 여전히 연습부족. -_-; 그래도 이게 참 좋다.
학부시절의 경험이 추억이 되기는 참 쉽다. 단지 추억이 아닌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뭔가 목적에 부합하는 모임이 필요하다. 만약 이 노래패 노땅들이 가끔씩 술자리만 가진다고 하면, 아마 술자리조차 흐지부지되었을지 모른다. 의미있는 – 이 경우엔 합주 – 모임으로 모였기에 술자리도 계속 유지가 되는 건지도 모른다.

3. 과학철학이라는 공부

내 휴대폰에 ‘완전소중과학철학’이라고 적었다. -_-;
안사의 휴대폰에 ‘완전소중**’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따라한 것임.
그건 그렇고, 엉겁결에 정말 엉겁결에 입학해서 공부하게 된 과학철학이었다. 난 수업을 좋아한다. 수업듣는 걸 좋아하고 질문받고 대답하는 것도 좋아한다. 아마 지금 공부하는 게 과학철학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좋아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과학철학’이라고 하는 학문도 잘 선택한 것 같다. 다른 누구보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학문이라는 생각.
다만, 수업이란 것도 좋고, 과학철학도 좋은데, 도대체가 공부란 걸 못하겠다. 도대체가 책상 앞 의자에 앉아 1시간을 못버티겠단 말이다. 지금 배우는 것에 대해, 혹은 내가 관심을 가지는 주제에 대해 끈덕지게 앉아서 알아봐야 하는데, 그걸 못하겠다. 새로운 걸 아는 것도 재밌고 누가 얘기하는 걸 듣고 이해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 지점에서 흥미가 끝나버린다는 게 문제다. ‘아하.. 그렇구만”, “이 사람 얘기 일리가 있네”, “이 얘기 맘에 든다”, “오호 그렇게 깊은 뜻이” 하고서 끝이다. 그 논문을 끝까지 읽고 정리를 해놓거나, 관련 논문을 더 찾아봐서 관련 논의를 알아봐야 하는데, 이미 흥미를 잃어버린단 말이다.
아무래도 난 학자 되긴 글른 건 지도 모르겠다.

4. 과 술자리

지난 과 술자리에서, “우리의 술자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더이상 진지한 얘기가 오가지 않는 술자리? 난 정확히 어떤 얘기를 진지한 얘기로 삼고 던진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다. 각자의 깊은 고민이 오가지 않는다? 또는 사회에 대한 고민이 더이상 얘기되지 않는다?
아마 전자와 후자는 전혀 다를 수도 있고, 겹쳐질 수도 있는 고민일 거다. 예전엔 그 둘이 잘 구분되지 않기도 했고..
생일 등으로 가끔 만나게 되는 우리. 각자 어떤 고민을 하며 살까. 내 생각엔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고민이 오가지 않는 건 고민이 오랜동안 발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막막한 고민 털어놔서 해결될 게 없기 때문일 수도… 아니면 더이상 고민을 하지 않거나.
난 서로 노력하면 좀더 생산적인 술자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똑같은 레파토리의 고민이 반복되다보면 지겨워질 수 있고 고민의 소통은 곧 중단될 지도 모른다.
내 생각엔 뭔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를테면 책이라도 같이 읽든가. 애초에 목적없는 모임은 오래 유지되기 힘들잖아. 원하는 사람들끼리 한달에 한번 정도 책을 읽고 토론한다는 목적으로 모인다면, 매번 새로운 소재와 주제로 자기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쓰다보니 중간에 말투가 바뀐 듯..
어쨌든.. 목적의식 있는 모임을 별도로 구성해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임.

5. 연애 사업

그런 건 없음. -_-;

6. 드라마보기

생각해보면, 요즘 그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일일거다. 지난 삼순이도 무지 열심히 봤고.. 지금도 월화 SBS, MBC 드라마 보고, KBS 드라마도 극 속 인척관계 및 스토리 진행 정도는 알고 있다. 수목 MBC 드라마 보고, 토일 SBS 9-10시, 10-11시 드라마 보고.. 아.. 10-11시 새 드라마는 아직 못봤다. 토일 KBS 주말연속극도 재방송으로 몇번 봤다.
이렇게 열심히 본다고 해서, 그 드라마들을 다 사랑하는 건 아니다. 보면서 이 드라마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픈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열심히 보면서도 절대 추천해주기 싫거나 혹은 내가 그 드라마 본다는 걸 감추고 싶은 드라마도 있다. -_-;
지금 현재 그나마 볼 만한 건 MBC 수목 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정도? 그다지 몰입은 잘 안되고, 스토리 진행이 좀 억지스러운 감이 없지 않으나, 최강희의 입빼쭉 연기에 빠져서 본다. 그리고 아직까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스토리가 맘에 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보고 있는 중.
SBS 월화 드라마 ‘패션70’은 글쎄.. 화면땟갈이 좋다. 배우들이 멋있다. 근데.. 억지스러워.. 억지스러워.. 뭔가 감정이입이 안돼.. 어쩌다 한번씩 되긴 하지만…. 어쨌든..

7. 아르바이트

지난 1학기 홈페이지 제작 알바로 짭짤하게 벌었다. 그리고 할부로 받기로 한 돈들이 아직 남아있어서, 앞으로도 매달 찔끔찔끔 받을 예정이다. 전산조교로도 매달 12만원씩 4개월치를 받았고, 다음학기에도 계속 하기로 했다. 이거 그다지 하는 일은 없다.
뭐시기 프로젝트 연구보조원으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40만원씩 받았다. 근데 일은 하나도 안했다. 이거 좋더라. -_-;
그리고 과외는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걸로 2,3개 했는데, 나름대로 오래갔다. 그래도 예전처럼 금방금방 짤리진 않더라. 나름대로 성실해진 듯. 아니면 예전보다 훨 널럴해졌거나. 애들 성적도 가끔씩 오르기도 하고.. 근데, 지난 달 하나 짜르고 하나 짤렸다. 근데, 아마 좋은 과외 하나 구할 것 같아서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원생 지원 프로그램에 추천이 되서, 다음학기부터 6개월간 지도교수 잡일을 좀 해야할 듯. 이거 보수가 꽤 괜찮긴 한데, 나만 지원받는다는 게 다른 동기나 후배들한테 좀 미안하다.
종합적으로 올해 경제사정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임. 참 신기한 일이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가난에 허덕이며 학교에선 끼니 때마다 빈대붙을 계획이나 세우고, 누군가에게 돈 꿀 계획이나 세웠었는데 말이다. 올해 별 노력도 없이 이리저리 일이 참 잘 풀렸다. 사주나 볼 걸 그랬나.. 올해는 재물에.. -_-;

수고했다.
이쯤에서 대충 마치자.

“요즘 일기”의 2개의 댓글

  1. 로또파문(–;;)의 당사자로서 얘기하자면,
    근본적으로 서로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상황,
    그럼에도 별로 안 궁금해 하는 듯한 상황이 답답했던 거지.

    이대로 점점 공유하는 부분이 줄어들고 생활 환경도 달라지다가
    나중에 멀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들고 해서..
    어쨌든. 쌩뚱맞게 얘기를 꺼냈던 게 좀 아쉽기도 한데,
    옆에서들 잘 정리해 주고 잘 들어주고 해서 고마웠음 ^^

    그리고 목적 의식을 갖는 모임을 자주 갖자는 것도 찬성.
    등산 모임이나 세미나 모임 등등이 될 수도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음주 모임이나 보신 모임도 환영. –;;;;

  2. 우와 답글이다. -_-;
    긴 글이지만, 중간에 제안이 있는 거라 누군가 답변을 해주길 바랬는데 말야.. ㅋㅋ
    좀더 고민을 해서 구체적으로 제안을 하도록 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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