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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통론2] 18세기 전기실험, 그레이, 라이덴병

그레이

영국의 아마추어 실험가. 그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어쩌면 듀페이보다 4~5년 앞서서) 전기가 먼 거리까지 전도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어떤 물체는 전기를 멀리까지 전파시켜 주지만, 다른 물체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우리가 지금 말하는 전기의 도체(導體)와 부도체(不導體)에 관한 개념이 시작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스티븐 그레이는 수많은 물질 중에서 전기를 통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실험을 하였다. 그가 한 실험은 간단한 것이었다. 길이가 1m되는 유리 막대를 마찰시켜 전기를 발생시키고, 새털과 종이 등에 가져가 달라붙는 것을 관찰하였다. 또 이 막대에 손을 댔을 때 짜릿한 자극을 느꼈다. 그레이는 몸이 전기를 통하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자신이 데리고 있던 급사 한 명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길고 튼튼한 명주 끈 두 가닥을 준비한 후 양 끝을 천장에 매달아 두개의 고리를 만들었다. 고리 하나에 급사의 양쪽 발을 걸고, 다른 하나에 양 어깨를 걸었다. 그리고는 끈을 끌어 올려 급사가 수평한 자세로 공중에 뜨도록 만들었다. 그레이는 먼저 유리 막대를 마찰해 대전시킨 후 이를 급사 발바닥에 댔다. 그리고 급사의 머리에 손을 대보니 짜릿한 자극을 받았다. 이 실험을 통해 전기가 사람의 몸을 통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실험에서는 한쪽 손으로 금속 막대를 쥐고 대전시킨 유리 막대를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될 수 있는 대로 가까이 가져갔다. 이 두 막대의 좁은 간격 사이를 전기는 불꽃으로 되어 튀고 작은 폭음과 같은 빠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전기는 불꽃이나 자극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단정해 버렸다.

그레이의 실험은 프랑스의 과학자 놀레(1700~70)신부의 주의를 끌었다. 그는 그레이 실험과 비슷하게 소년을 명주 끈으로 매달았다. 단지 다른 점은 소년의 손 가까이 작게 자른 얇은 금속 조각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만일 대전된 막대를 소년 몸에 댔을 대 손까지 전기가 통한다면 바닥에 놓인 금속들이 튀어 올라 소년의 손에 붙을 것이다. 실행 경과는 소년에게 대전된 막대를 대면 금속박이 상에서 튀어 올라 그의 손에 붙었다. 구경꾼들은 이 모습을 보고 모두 놀랬다. 놀레 신부는 자신이 직접 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동료 과학자를 수평으로 매단 후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이때 놀레 신부는 자신의 손을 동료 얼굴에서 2-3cm 되는 곳에 가져갔다. 그러자 ‘빠직’ 하는 소리와 함께 둘 다 핀으로 찔린 것 같은 가벼운 아픔을 느꼈다. 캄캄한 방에서 실험을 되풀이한 결과 불꽃이 동료 과학자 얼굴에서 놀레 신부 손으로 튀는 현상이 관찰됐다.

한편 1740년경까지 과학자들은 전기에 관한 실험을 할 때마다 유리 막대를 일일이 손으로 문질러 전기를 얻어야 했다. 이런 불편한 일은 축전기(라이덴 병)가 발명되면서 사라졌다. 이제 과학자들은 좀더 활발하게 전기가 전달될 수 있는 거리와 물질의 종류, 전기가 움직이는 속도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놀레 신부 역시 빠지지 않았다. 하루는 프랑스 왕과 신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백80명 근위병들이 서로 손을 잡고 둥근 원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이 때 한 곳을 떼어놓고 병사 두명에게 충전된 라이덴 병을 잡게 했다. 그러자 모든 병사들이 심한 쇼크를 받고 하나 같이 하늘로 펄쩍 뛰어올랐다. 이렇듯 그 당시에는 실험에 흠뻑 빠진 나머지 인간에게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은 ‘잔인한’ 과학자들이 많았다.

라이덴 병 (Leyden Jar)

  : 하전(荷電)을 축적해서 방전실험을 하는 장치로 일종의 콘덴서이다. 콘덴서란 물론 전기를 저장하는 축전기를 뜻한다전자기학의 초창기에 많이 이용되었다. 절연이 잘 된(셸락 등을 칠한다) 유리병의 안쪽과 바깥쪽에 주석 금속판을 붙여서 만든 것인데 콜크 병마개를 통하여 사슬이 달린 금속막대를 늘어뜨려 안쪽의 주석 금속판에 사슬이 닿아 연결되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금속막대기 위의 끝에다가는 금속의 구슬을 붙여놓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를 저장하려면, 예컨대, 유리막대를 명주헝겊으로 문지르면 유리막대는 (+)로 대전하게 되는데, 이 유리막대를 라이덴병 마개위에 있는 금속구슬에 접촉시키면 된다. 이렇게 해서 라이덴병의 안쪽 주석판에는 (+)전기가 저장되고, 이 전기는 유리를 사이에 둔 바깥쪽 주석판의 (-)전기와 서로 잡아당기게 되어 결국은 도망칠 수 없게 된다. 유리막대의 (+)전기를 반복해서 라이덴병에 모으면 수만 볼트의 전기도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장된 전기를 방전시키려면 병뚜껑 위의 금속구술과 병 바깥쪽의 주석판을 철사로 연결시키면 된다. 그러면 유리막대의 전기는 라이덴병의 중앙을 통해 안쪽의 주석 금속판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한편 라이덴병의 바깥쪽 주석판에는 정전유도 현상에 의해 (-)전기가 나타난다.
1746년경 네덜란드 레이덴 대학교의 P. 뮈셴브루크와, 같은 시기에 독일의 E. 클라이스트가 각각 독자적으로 고안해냈다. 이의 발명으로 정전기의 연구에 커다란 진보를 초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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