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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

과외 갔다 오는 전철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을 봤다.
그는 프로페셔널하게 구걸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지도 멀쩡했고.. 말도 잘했고.. 나름대로 젊은 사람이었다.

그의 스토리는 이랬다.
아내와 2살 먹은 딸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와서 직장을 다니다 짤렸고, 노점상 하다가 그것도 망했고.. 지금은 수입이 없어 방세 4달치 밀린 데다가 뭔가 사먹을 돈도 없는 상황이랬다.

그런 스토리를 말하며,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다.
“오늘 2만원만 벌어 가려 합니다. 선생님들 제발 도와주십시오.”

구체적인 그의 사정과 돈의 목적과 목표액까지 말해주니까, 진짜 내 마음이 동했다. 그의 가족이 처한 곤경이 눈에 보이는 듯도 했고.. 한 달 전쯤, TV에서 보여주었던 빈곤가정의 처지가 떠오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봐도 예전보다 지금이 더 살기 어려워진 게 분명해 보인다.
예전에 이런 식으로 구걸하는 사지멀쩡한 사람은 못봤던 것 같은데…
이정도의 경제력 가진 나라 중에 이렇게까지 복지가 엉망인 나라가 있을까?
짜증.. 짜증.. 짜증..

에고.. 근데 내가 지금 남 걱정할 때인가…
그 사람을 보니 덜컥 나에 대한 걱정도 든다.
물론 ‘설마설마’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사람도 자기가 그렇게 될 줄 알아겠나…

내 지갑에 돈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주었을텐데.. 정말 땡전한푼 없었다. -_-

정말 위험해보이지 않은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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