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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찜질방 그리고 첫눈

지난 일요일 찜질방에 갔다.

춘기가 얘기를 꺼냈는지, 아람이가 먼저 얘기를 꺼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군. 어쨌든 한-중 축구경기를 보다 찜질방 얘기가 나왔는데, 모두가 OK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놈의 TV가 자꾸만 우리를 못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축구 직후에 나온 ‘Brain Survivor’는 너무 웃겨서 배가 아플 지경이었고, ‘대단한 도전’도 왜그리 웃긴지. TV 앞에서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찜질방에 갈지말지 계속 갈등이 되는 상황에서.. 이제 ‘회전목마’가 나올 시간.

“빨리 찜질방 가서 거기서 보자!”

해달의 이 한마디에 정리된 우리는, 1분만에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갔다. 큰길까지 나왔을 때, 아람이의 갈등이 시작된다.

“어.. 집에 갈 시간인데… 어떻게 하지?”
“집에 가서 숙제 해야 한다며” (매정한 안사의 한마디)

갈등 속에서 밥만 먹기로 하고, 감자탕집에 들어갔다. 그래도 계속 미련이 생기는지.. 감자탕집에 앉아서는 주현이한테 메시지를 보내본다. 주현이가 같이 찜질방에 간다고 하면 갈 생각이었나보다. 하지만, 결국 주현이가 못간다고 하자 아람이는 못내 아쉬운 듯 집으로 향했다.

어쨌든, 남은 세 식구는 아람이가 얘기해준 신림역 동부아파트 지하에 있는 ‘해수어쩌구저쩌구’하는 곳에 갔다. 시설은 준수했다. 7000원이나 하는데 원래 이렇게 비싼건가? 아무래도 내가 남들 졸라서 올 곳은 아닌 곳 같다. 내가 좀 비사고 늘어지는 유흥를 별로 좋아하질 않다보니…

그래도 목욕도 하고.. TV도 보구..  뜨거운 황토방에 들어가 몸 지지고 땀 빼고.. 아.. 팥빙수도 사먹었다. 그날 본 ‘완전한 사랑’은 너무 슬퍼서 또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리고 맨바닥에서 잠도 잤다.

그러다 찜질방에서 나온 시간은 12시 반.
밖에선 하얀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 어색한 기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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