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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빨리 썼어야 했는데… 약간 쓸 시기를 놓친듯..
어쨌든… 썰을 풀어볼까..

면접은 24일 목요일 3시 서초역 텔렉 사무실로 잡혀있었다.

14:00
새라네 과외를 이제 마쳐야 한다.
그래 마지막 한문제만 더 풀어주자.

14:10
시계를 보니 벌써 10분이…
뭔가 불길하다. 이젠 정말 마치고 나가자.

14:15
아파트에서 나와 도보로 충정로역 도착
2호선을 타고 쭉 돌면 되겠지..

오호… 자리가 났다.
앉아야지..

신림역이군..
몇시지? 2시 45분? 벌써..
뭔가 불길하다…

14:58
서초역 도착.
뛰자!뛰자!뛰자!!!
앗… 근데, 텔렉이 어디더라…
아까 방에서 나오다가 약도를 보다 말았었잖아..
2번출구로 나가면 LG대리점
거기서 골목으로 들어갔던 것 같은데…
그리고 나서 어디지?
대충 가면 보이지 않겠어?

15:01
골목으로 들어가니…
큰 주차장. 음식점들… 건물들..
혹시 텔렉이나 엠팟이라 적혀있는 거 없나…
이런 건물마다 건물이름만 있지 입주해있는 회사이름은 너무 작잖아
어라.. 회사이름이 없는 건물도 있네….

15:05
전화를 해보자..
팀장이라고 했던가… 은실이 누나가 가르쳐준 전화번호….
띠리리~ 띠리리~
전화를 걸며… 생각중.. 건물이름이 뭐였더라..
‘대림빌딩’이었던 것 같아…
근데 이 아저씬 왜 전활 안받아!! 우쒸..
또 ‘통화버튼’ 띠리리~ 띠리리~
엄청 안받네…
이골목에서 더 들어가야 하나…
우웡~~~ ㅠ.ㅠ

15:11
회사전화번호는 왜 안적었을까…. 우웡~~ ㅠ.ㅠ
그래 114가 있지..
114 띠리리~ 띠리리~
“안녕하십니까. Sk고객센터입니다”
앗.. 이 낭랑한 목소리는…
02-114 띠리리~ 띠리리~
“서초구 텔렉이요”
“그런 회사는 없는데요. 서울 전체에 없어요.”
“그럼 엠팟이요”
“네 알려드리겠습니다. 뚝. 문의하신 번호는 *******입니다”
휴~~~
******* 띠리리~ 띠리리~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네 텔렉입니다”
“오늘 3시에 신입사원 면접 약속 잡혀있는 학..아니 사람인데요. 근데, 제가 회사 위치를 잘 모르겠어요”
내가 맨처음부터 서있던 주차장 맞은편 건물일줄이야.. -_-;

15:15
땀을 흘리며 계단을 올라가 회사문을 열었다. 휴~~
잠시 기다리랜다.
앉아서 잠시 생각중..
15분 지각에… 옷은 헐렁한 청바지에 카키색 라운드면티. 머리는 상당한 장발… 회사원들 차림새를 보니 대부분 연한 파란색의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걸.. 그래도 좀 차려입고 나올 걸 그랬나…

15:20
두명의 면접관 등장
한 사람은 은실 누님과 예전에 같이 회사를 다녔던 사람.
다른 한 사람은 나를 뽑는다면 팀장으로 불릴 사람.
팀장의 옷차림이 나를 안심하게 만든다.
하얀색 꾸질꾸질한 면티에 야구모자를 쓰고 나타났기 때문에… -_-;

드디어 면접 시작.

(너무 오래 지나서 한 얘기들이 기억나지 않지만, 그냥 기억나는 몇가지 질문과 답변만 적도록 하죠)

밤은 잘 새나요? 술마시거나 숙제하느라 샌 거 빼구요.
네. 정말 잘 새요. -_-;
(이건 왜 물어본걸까… 밤새워가며 부려먹을 생각일까)

아침엔 잘 일어나요?
네. 잘 일어나요.
실은 은실이랑 같이 회사를 다닐 때 컴공과의 한 친구 땜에 엄청 고생했었거든요. 아침에 집에 가서 직접 데리고 나와야 하기까지….-_-;
(작게) 창선가..-_-;
창서랑 동기예요?
네. 학교 다닐때도 유명했죠.
그 친구 요즘 뭐하고 있나?
아직 병특중이에요.
창서가 아마 저한테 감정이 많이 쌓여있을 거에요.
쿨럭;;;

프로그래밍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음..
부담가지지 말고 편하게 얘기하세요.
요구분석과 기획이 아닐까요. 학생회에서 사업을 많이 해봤거든요. 애초에 이런 이유와 목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서 추진하다보면 중간에 기획을 수정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그렇게 수정하다보면 애초에 목표했던 사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업이 되기 일수였죠. 웬만해선 수정할 필요가 없도록 만든 기획과 뭘 위한 기획인지 명확한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은 해봤나요?
아니요. 수업도 안들었거든요.
그럼 데이타베이스는 많이 다뤄봤나요?
아니요. DB수업도 안들었거든요.
자료구조 관련한 건 들은 게 없나요?
자료구조는 들었어요. 2학년 과목이었거든요.
다행이네요. -_-;

그럼 학교 다닐 때 전공이 뭐였어요?
전공이요? 전공은 나누지 않았는데요.
아니.. 과목 중 가장 잘하는 게 있지 않았나요?
실은 컴퓨터보다는 물리랑 수학만.. 공수, 전자회로, 전기회로, 논리회로만 잘했어요. -_-;
완전히 딱 기본만 되어 있군요. 이거 동욱씨를 우리가 뽑는 건 정말 도박이겠는걸요. -_-;

우리는 신규사업팀의 코어 프로그래머를 뽑으려고 하는 거거든요.
두가지 선택지 중에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정말 잘하는 사람을 뽑아서 쓸 것인지
신입을 뽑아서 교육을 시켜서 쓸지..
동욱 씨를 우리가 뽑는다면 일종의 투자이지요.
뽑아서 1,2달만에 회사에 수익을 남겨주는 사람이 될지, 3,4달만에 될지. 아니면 6개월이 되고 1년이 되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이 될지 모르는 채로 일단 투자하는 거죠.

연봉은 얼마나 원하나요?
음… 어려운 질문이네요. -_-;
어떤 면접에서나 꼭 물어보는 질문이예요.
음… 이후에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초봉은 1800만원이면 될 것 같습니다.

15:50
면접 끝
더 내 자랑을 할 걸 그랬나..
근데 뭘 자랑할 수 있지…

하나도 준비를 안 한채 너무나 편하게 봤던 첫 면접은 그렇게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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