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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황

1. 번역 완료

 

토머스 쿤의 <코페르니쿠스 혁명>의 초역 원고를 어제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원래 지난 2월까지 보내겠다고 한 원고였는데 한참이 미뤄졌네요. 부인님도 한 번 봐주겠다고 했고 원래 한 번은 검토하고 보내는 게 맞을 것 같지만, 그러다 보면 또 한두 달이 훌쩍 지날 것 같아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교정지가 오기 전까지 저도 따로 검토를 해서 교정지에 반영을 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번역에서 가장 어려웠던 번역어는 ‘thought’이었던 것 같습니다. ‘Western thought’, ‘scientific thought’ 등으로 책에서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는 단어였는데요. 이 책의 맥락상 ‘사상’이라고 하면 딱 맞는 번역이겠지만, 한국어에서 ‘사상’이라고 하면 매우 거창한 뉘앙스가 있잖아요. 그래서 ‘서구 사상’이라고 하면 꽤 그럴듯하지만, ‘과학 사상’이라고 하면 좀 어색한 느낌이 있지요. 그래서 문맥에 따라 ‘사상’이라고도 했다가 ‘사고’나 ‘사고방식’으로 번역을 하긴 했는데,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교정지가 오기 전까지 고민이 마무리되길 빕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Copernican’이나 ‘Aristotelian’과 같은 형용사의 번역이었습니다. 이러한 형용사는 코페르니쿠스나 아리스토텔레스 본인을 지칭하기보다 코페르니쿠스적이거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것을 지칭합니다. 그래서 ‘-의’로 번역하면 간혹 오해를 초래할 수 있더군요. 그렇다고 위의 단어가 나올 때마다 ‘-적’이란 어미를 적으면 문장이 아주 안 예뻐집니다. 다행히 몇몇 구절에서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처럼 어미 없이 써도 괜찮을 때도 있었지만, 다른 많은 부분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 무엇보다도 책의 부제를 만족스럽게 번역하질 못했는데요. 

 

The Copernican Revolution: Planetary Astronomy in the Development of Western Thought

코페르니쿠스 혁명 : 서구 사상의 발전과 행성 천문학

 

어때요? ‘in’을 살리려면 문장이 복잡해져서 그냥 포기하고 ‘과’로 해버렸습니다. 혹시 ‘in’의 의미를 살리면서 문장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분들은 의견 부탁 드려요.

 

2. 첫 대중 강연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 중 한 권인 <패러데이&맥스웰>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대중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식인마을 40권 완간 기념 2차 강연회라고 하는데요. 저는 7월 17일 정독도서관에서 “전류계와 전압계가 없던 시절의 전기 과학”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이 제 강연을 들으러 올지 무척 궁금하네요. 참고로 제 부인님은 이번주 목요일(7월 10일)에 강연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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