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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5년 1학기 결산

2025년 1학기가 마무리됐다.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둔다.

학생 지도

2025년 1학기에는 천시은 학생이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나의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학부 수업의 과제나 시험 때마다 좋은 답안을 작성하던 똑똑한 학생이라 대학원 얘기를 꺼내봤는데 용기를 내서 들어와 주었다. 그동안 과학과 담을 쌓고 살아왔다는 두려움을 안고 시작하긴 했지만, 첫 학기를 잘 따라와 주었고 무사히 마쳤다.

창발적 대상의 실재성에 대해 연구하는 박사과정의 차봉석은 졸업 논문 초고를 상당 부분 완성한 상태이다. 졸업을 2026년 2월로 못 박고 이를 주변에 기정사실화하며 작년부터 밀어붙인 게 효과를 본 것 같다. 5명의 심사위원도 모두 섭외해 두었기 때문에, 이제 빠꾸는 불가능하다.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심사를 통과하는 2학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수업 평가

1학년 전공수업인 철학과현실은 작년보다 단순화하여 진행했고, 꽤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평가에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리 즐겁게 수업을 들었더라도 결국에는 학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이 받은 학점에 수긍할 만한 평가과정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성적에 대해 문의를 준 학생들에게는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 수업 성적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앞으로 수강하는 수업에서 재능을 맘껏 발휘해달라.”고 답변해 주었다.

문화철학은 벌써 몇 년째 진행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덜 체계화된 것 같고, 2학년 학생들에게 다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새로 추가한 읽을거리들은 성공적이었다. 존 모나한과 피터 저스트의 『사회문화인류학』(교유서가, 2018)과 디미트리스 지칼라타스의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민음사, 2024)에서 일부 챕터를 읽었는데, 모두 재미있었다. 다만 새로운 내용을 원래의 수업 내용과 조화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고, 지칼라타스의 책을 읽고 수행한 의례 카드뉴스 과제는 절반의 성공만 거두었다. 학생들이 형식적으로는 꽤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나, 내용적으로는 수업과 읽을거리에서 제공하고자 했던 핵심이 잘 반영되지 못했다.

기호논리학의 경우, 이번 학기 학생들은 수업을 꽤 재밌어 했고 무척 열심히 따라와 주었다. 다만 수강생들이 중도포기하지 않게 하려면, 아무래도 증명 테크닉에 초점을 맞춘 목표치는 낮춰야 할 것 같다.

대학원 수업인 과학철학연습에서는 프실로스의 『과학적 실재론』을 챕터별로 읽으면서, 관련 논문들을 함께 읽었다. 과학적 실재론의 표준적인 입장과 논증들을 상세한 맥락과 함께 훑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4명의 대학원생이 수강했기에, 발제도 어느 정도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다. 다만 좁은 주제 하나만으로 한 학기 수업을 유지하다보니 단조로운 면이 있었다. 어차피 연구를 할 학생이라면 스스로 추가적인 읽을거리를 찾아 공부할 수 있을 테니, 여러 수강생들의 관심을 반영하여 좀더 다양한 주제를 소개해주는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

2학년 2학기에 해야 하는 서양근대철학사는 그대로 두고, 과학철학, 기호논리학, 문화철학은 학기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기호논리학은 좀더 쉬운 수업으로 바꾸어 2학년 1학기에 하고, 과학철학은 3학년 1학기, 문화철학은 3학년 2학기에 하면 어떨까 한다. “사회과학의 철학”처럼 진행하는 문화철학의 많은 주제들은 과학철학이 논의들을 전제하기 때문에 과학철학 다음에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새 물건

지난 5월, 핸드폰을 아이폰 7에서 아이폰 13으로 교체했다. 아이폰 4와 아이폰 6를 각각 5년씩 사용했으니, 아이폰 7도 그만큼 사용해보고 싶었으나 4년 2개월(2021년 3월 – 2025년 5월) 사용에 그쳤다. 13으로의 교체 만족도는 최고다. 이제 카톡도 잘 되고, 식당의 QR 주문도 잘 된다. 핸드폰 교체와 함께 1999년부터 인연을 이어왔던 통신사와도 작별했다. 그 덕분인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도 전화가 된다.

3월에는 DSLR을 구입했다. 보통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학내 행사들을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에 불만이 있던 차에, 우연히 방문한 불문과 교수님 연구실에 카메라가 막 굴러다니는 것이었다. 카메라가 많으니 하나 넘기라고 했더니, 당근 거래가의 절반으로 물건을 넘겨주셨다.

사진들

카메라 구입 기념으로 찍은 1학기 행사 사진들을 올려본다. 자동 모드로 찍었더니 초점도 노출도 제멋대로다. 그리고 망원렌즈를 구입하지 않는 한, 여전히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철면피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인문학연구소 월례발표회(4.23)

여성연구소 연구발표회(4.30)

학과 고전스터디 성과 공유회(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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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plies on “2025년 1학기 결산”

정동욱 교수님 안녕하세요? AI 미래 수석 하정우님 뉴스보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잘 지내지? 항상 건강하고 하나도 변한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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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AI 미래 수석 뉴스에 출신 학과가 적혀 있었나보지? ㅋㅋ 난 학생들 가르치며 잘 지내고 있어.^^ 너도 잘 지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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