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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

이순칠이라는 사람이 쓴 얇은 책 제목이다. 일반인에게 양자컴퓨터가 뭔지 알려주려고 책을 썼다고는 하는데, 정말 이 얇은 책을 읽고 일반인들이 양자컴퓨터를 이해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책의 목적과 대상이 상당히 모호한 듯하긴 하지만, 어쨌든 나한텐 재밌는 책이었다. 아직 다 읽진 않았는데, 이 사람 문체가 너무 재밌어서 몇구절 적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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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를 이해하려면 우선 양자역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일반인들에게 양자역학은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은 듯한데, 그렇다고 독자들이 긴장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양자역학을 아주 쉽게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어차피 물리학자들도 양자역학을 잘 이해 못하고 있어서 이야기가 이상하게 들리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자란 당구공 같은 질량 덩어리나 혹은 광자와 같이 질량은 없어도 에너지나 운동량이 덩어리져 있는 것을 말한다.(당구공은 물리학에서 입자의 운동을 설명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데도 당구를 잘 치는 물리학자는 별로 없다. 어떤 책의 저자는 당구공의 충돌로 운동량 보존을 설명하면서 자기는 당구공을 본 적도 없다고 실토하기도 한다)”

“파동이 입자의 성질을 가진다는 가설이 유행하기 시작하자 드브로이는 역으로, 입자들도 모두 파동의 성질을 지닐 것이라는 이론을 박사학위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고, 속설에 의하면 왕족이었던 드브로이는 학위심사위원회에 압력을 넣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해석에… 부정적이었으며, 그의 이러한 의견은 ‘나는 신이 우주를 가지고 주사위 놀음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에 녹아 있다. 아인슈타인은 어떤 학회에 가서 또 한번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랬더니 그 자리에 있던 보어가 “신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시요”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겔만(산타페 연구소 소장)은.. 공식성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론을 엉터리라며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등 교만하기로 이름나 있어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겔만 같은 대가야 그렇게 행동해도 참고 봐줄 수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은 물리학자들도 기본적으로 겸손하지는 않다. 어디선가 만난 사람이 겸손하다면 그 사람은 물리학자가 아니라고 단정해도 좋다.”

“물리학자들이 말로는 잘 모른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양자역학같이 어려운 것을 안다는 프라이드가 있다는 증거는 겔만의 다음과 같은 언급에도 나타나 있다.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보다 더 크다.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은 금붕어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 이제까지 참고 읽어 온 독자들은 그 보상으로  금붕어와 비교되는 심세는 면한 셈이다. 내 아내를 금붕어 신세에서 구제하는 데는 13년이 걸렸다.”

“정보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정보 엔트로피인데, 이 정보 엔트로피가 열역학에서 정의하는 엔트로피와 수식의 모양은 같지만 물리적 개념이 동등한지는 확실치 않다. 정보이론의 창시자이니 클로드 새논이 정보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게 된 것은 폰 노이만의 권유에서였다고 한다. 정보의 확률적 선택에 관한 새논의 강연을 들은 폰 노이만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엔트로피의 개념을 도입하라고 권유하면서 그 이유를 ‘아무도 엔트로피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걸고 넘어질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폰 노이만이 아무도 모른다고 하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의 4개의 댓글

  1. 당연히 퍼가도 되지~
    근데 저자가 뭐라고 할지는 미지수요.
    나도 저자 허락맡고 여기에 올린 건 아니라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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