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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린이날..
모란공원 가는길은 꽤 막혔지만 모란공원엔 사람이 없었다.
모란공원엔 사람이 없었지만 옆에 있는 모란미술관과 조각공원 잔디밭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조각공원에 한번 들어가보려 했지만 입장료가 3,000원.
사람들 들어가는데 묻어서 안사가 들어가버렸는데…
나랑 세훈이가 밖에서 뻘쭘하게 서있는 바람에 안사도 어쩔 수 없이 나와버렸다.
3,000원 너무 비싸다. 우웅 ;;;;

셋 다 아무 계획없이 그냥 온거라 뭘 해야할지 몰랐다.
모란공원에 아는 분이라고는 박종철, 전태일, 문익환 외 몇명.
신기하게 묘역 입구에 묘역 안내책자가 있었다. 6년동안 가면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책자였는데… 뒤에 보니 발행일이 2004년으로 적혀있었다. 이제서야 만들었나보다.
먼저 박종철 열사 묘소에 찾아갔다.
무덤에 별게 있을린 없고.. 우리도 그 앞에서 잠깐 머뭇거리다 옆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_-;
안사가 정성스레 만든 샌드위치는 최고였다 (-_-)=b
샌드위치를 먹다보니 저쪽에서 인터내셔널가 소리가 들렸다. 단체로 왔나보다.
묘역에 온사람들은 으레 전태일열사 묘소에서 노래를 불렀다.

“저기 빨간 머리띠 두른 사람은 누구지?”
세훈이가 물었다.

“전태일열사. -_-;”
내가 대답했다.

갈때마다 느낀거지만 전태일 열사묘소에 있는 사람얼굴 조각은 항상 누가 묶어놓는지 모르겠지만 빨간 머리띠를 두루고 있었다.
전태일 열사 묘소는 인기도 좋지… -_-;

우리도 전태일 열사 묘소에 찾아갔다.
묘비명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삼백만 근로자의 대표”
그때는 노동자가 300만밖에 안됐나?

묘역 앞엔 놓아둔지 얼마 안된 화환이 있었다.
잘보니 ‘민주노동당’이라고 적혀있었다.
총선이 끝나고 민노당 당선자들이 이곳에 다녀갔다는 기사를 읽었었다.
단병호 씨가 묘소 앞에서 소주를 찾았지만.. 다른 당선자가 ‘오늘은 술을 안먹기로 하지 않았냐’며 말렸다는 그 기사..
그날은 국회의원에 10명이나 당선된 기쁜 날.. 그들이 놓고간 화환이었나보다.
(사진 찍어왔다.. 민노당 이름 잘 안보인다고 내가 손으로 잡고 찍었다.. 저널리즘의 폐해.. -_-;)

묘역 입구까지 내려와서.. 주차장 옆의 화장실에도 갔다가..
왠지 그냥 가지 허전해서.. 국화꽃을 샀다.
전태일 열사는 민노당 당선자들한테서 꽃 받았으니
우리는 박종철 열사께 드리기로 했다.
전태일 열사가 서운해하지 않았길 바란다. 헤헤.. -_-;

박종철 묘소 앞에서 꽃도 드리고..
음… 셋이서 같이 절도 했다..
열사께 한마디 했다. “소주는 안가져왔어요.”

안내책자를 다시 펴봤는데…
열사들이 대부분 20대 초반에 돌아가셨더라..
YH사건 때 동맥끊고 자살한 분도 묻혀있다고 소개됐는데.. 22살..
당시 같이 고생했던 동지가 이번에 국회의원 당선됐으니.. 땅속에서 기뻐하실도 모르겠다.

쓰고보니 시간관계를 좀 바꾼 거 같은데…
국화꽃 드린다고 두번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좀 헷갈려서이다. -_-

화창한 어린이날. 좋았다.

“어제”의 2개의 댓글

  1. 마지막 우리집 올 때 ulyss에게 고생시킨점 진짜진짜 미안~~
    ulyss가 준 지도에는 장승백이에서 남쪽으로 직진하면 바로 현대시장으로 통하는 쉬운 길이 있는 것처럼 나왔었단 말야.. =_=;
    집에와서 인터넷으로 지도를 보고서야 그 어두운 밤에 절대 찾을 수 없을 길이란 걸 깨달았지.. 세훈 미안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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