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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가치

서평 땜에 읽고 있는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말인데..
이제 1부 자유의 가치 부분을 다 읽었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1. 자유와 자유들
자유란 ‘(타인의) 강제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소극적 정의 강조)
무엇을 할 수 있는 자유, 즉 ‘힘, 권력으로서의 자유’는 개념혼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배제한다. (적극적 정의 배제) 마찬가지로 ‘내적 자유’, ‘정치적 자유’ 등의 정의들을 배제한다. 무엇을 할 수 있는 허가로서의 ‘자유들’은 ‘자유’와 양립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일에 허가가 필요하다면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자유문명의 창조력
인간의 문명은 계획적으로 건설된 것이 아니며, 우리는 문명을 충분히 알 수 없으며, 계획적으로 건설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며 이는 자주 자유의 적이 된다. 문명 및 지식에는 의식적, 명시적 지식 외에도 비합리적 요소들이 무한히 있으며 이에 대한 무지의 범위 또한 계속 확대되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독립적이고 경쟁적인 노력을 신뢰하는 이유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며, 특히 우리들 중 누가 가장 잘 아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명의 진보는 우연의 결과이며, 많은 경우 운에 내맡겨진다.
자유가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알려진 특정국면에만 자유를 허용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자유의 용처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 곳에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로 자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며, 예측치 못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다수는 ‘특정 개인들이 자유를 (모험적으로) 이용한 결과’에 의해 시도되고 확인된 사항들을 하게 마련이다. 다수는 특정 개인의 무한한 자유로부터 혜택을 입는다. 역사적으로도 자유로운 소수의 존재로부터 부자유로운 다수가 혜택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모두가 제한된 자유를 누리는 것보다는 모두는 아닐지라도 다수가 완전한 자유를 향유하는 것이 더 전체에 이롭다… 만약 다수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실행만 중요하다는 전제하에 계속 나아가면, 우리는 결국 부자유의 모든 특징을 가진 정태적 사회를 창조하게 될 것이다.”
“이성의 용도는 통제와 예측가능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몇몇 위대한 성공들이 인간이 사회생활을 통제할 수 없었다는 사실 덕택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3. 진보의 상식
진보는 그 본성상 계획될 수 없다.
진보란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애써 찾으려는 것을 성취하는 일이지만, 이것이 곧 그 결과를 우리가 좋아하리란 법은 없다. 우리의 바람과 목표 억시 그 과정이 전개됨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진보가 창조하는 새로운 상태가 보다 나은 상태일지는 의문이다.
진보(중인) 사회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개인들이 애써 추구하는 것들이 대부분 그 시점에서는 소수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에 의해서 항상 규정될 것이다. 새로운 가능성이 애초부터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사회의 공동재산이었던 것처럼 보는 것은 잘못이다. 이것이 공유되는 것은 소수의 성취가 다수에게 서서히 이용 가능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른 사람에게는 아직 그 혜택이 미치지 못한 새로운 성취로부터 이미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빠른 경제적 진보는 대체로 이 불평등의 결과이며, 또 그것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신상품은 대중적 수요 내지는 생활필수품이 되지 못하고 단지 선택된 소수를 위한 기호품이 된다. 그러나 오늘의 사치재는 내일의 필수품이다.”  진보의 길은 과거에 누군가가 이미 지나갔기에 한결 수월하다. 지금은 소수만이 향유하는 지나치게 사치스러워 보이고 심지어 낭비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가능해질 삶의 스타일을 실험하는 대가에 대한 지불인 것이다.
(계획경제에서도 이러한 시험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계획사회는 나머지보다 항상 몇단계 앞서가는 계급, 또는 위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그 불평등은 기획의 결과가 된다. 계획사회가 자유사회와 같은 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그 불평등의 정도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불평등의 해결은 부의 재분배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오히려 그러한 부의 재분배는 ‘최선두에 위치한 사람들’의 진보율을 늦추게 되며, 결국 사회전체의 진보의 속도를 늦추게 되며 정체된 사회를 만든다.

(여기서 생략)

대충 이 사람의 논지도 파악되고.. 일리있는 말도 있군 하고 있었는데…
방금 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보여준 ‘빈곤아동’들 덕에 확 정신이 들어버렸다.

15만원이라는 출생신고 과태료가 없어서 출생신고조차 못한 아이들…
못먹어서 뼈밖에 없는 애들.. 집이 없어서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가족들…
병 때문에 아무런 능력이 없는 엄마를 뒤로한 채 자살한 고등학생..

도대체 그놈의 신성한 자유 좀 뺏어서 애들 밥좀 맥이자는게 그렇게 진보의 속도를 늦춘다는거냐..

이사람이 말하길 평등을 향한 열정은 질투에 불과하다고 하던데..
오히려 ‘질투는 민중의 힘’이란 사실을 간과하면 큰코 다칠거라 생각한다.

“자유의 가치”의 6개의 댓글

  1. 일요일임에도 학교가서 2부까지 읽었는데…
    이 사람은 기본적인 빈곤, 교육, 의료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해결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인정을 하네.. 게다가 몇몇 영역에 대해서는 공기업이 필수적이라는 것까지도 인정을 하고..
    도대체 하이에크 들먹이면서 사회적 빈곤 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결노력을 안하는 학자들 관료들은 뭐하는 놈들이야!!!

  2. 오… 역시 원본을 읽어야. 지난학기에 제가 하이에크의 사상에 대한 짧은 요약 아티클을 읽었을 때는 저 위에 있는 내용밖에 없었던거 같은데… 그거 쓴사람이 서론부터 한국사회의 좌경화와 반기업정신에 안타까워하길래 열라 색안경끼구 미워하면서 읽었었죠. 지금도 뭐 잘 모르면서도 그런 상태지만.

  3. 3부까지 마저 다 읽었는데… 헥헥 ;;;
    사회적 문제에 대한 국가개입의 필요성을 원론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저저것도 안되고.. 결국 거의 아무것도 안된다는 식의 논리라… 참 거시기하던걸.. –;;;
    이사람의 핵심적인 생각 중 하나가, 자유란 ‘강제의 부재 상태’이며 ‘금지 이외의 모든 허용’을 말하면서도, ‘부자유를 만드는 자유’는 허용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두가지 자유를 구분하기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말이쥐..

  4. 마지막부분에 좀 깨는 말이 있더라..
    교육.. 학문의 자유를 말하는 부분이었는데..
    ‘재직권을 임명받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의식적으로 이러한 특권이 기초하고 있는 원리들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하거나 그것을 지지하면 특권을 상실한다는 것을 계약조건에 명시해야 한다. 관용은 비관용의 옹호까지 포함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근거에서 ….. 공산주의자는 ‘재직권’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해로 인한 조잡한 간섭으로부터 학습기관을 보호할 필요는 오늘날 잘 인식되고 있어 그것이 명망 있는 기관에서 성공적으로 행해질 위험은 크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감시가 필요하다.’
    이 사람 자유주의자 맞아? -_-;; 이 책이 쓰여진 게 1959년이란 점을 감안하자… 에고 ;;;;

  5. 아직 전교조를 비난하면서 저런 적당한 말을 인용한 걸 본 사례가 없으니, 아마 우파애들은 고전읽기를 소홀히하는 모양이로군요. ㅋ

  6. ‘비관용에 대한 관용은 없다’라는 말
    홍세화씨가 자주 인용하는 말 아니었나..
    ‘앙똘레랑스에 대한 똘레랑스는 없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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