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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에 대한 단상

지금 국정원의 이야기하는 ‘간첩 혐의’는 두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첫째는 간첩으로서의 지위 문제이다.
노동당 가입 사실, 북한 서열 **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 유럽지역 총책 의 진위가 그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는 ‘간첩질’에 유무 문제이다.
오길남 씨에 대한 입북 권유, 여러 탈북자들에 대한 재입북 권유, 거액의 공작금 받음의 진위가 논의의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몇가지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해보자.

1. 송두율 교수가 실제로 했다는 간첩질은 ‘간첩질’에 해당할까?

물론 송두율 씨는 그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했고, 돈문제에 대해서는 연구비 지원이라고 대답했다.

입북권유의 문제. 실제로 했다 하더라도 독일주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입북을 권유한 게 무슨 큰 간첩질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국내실정법상 걸릴 수는 있겠으나, 법이 문제이지 사람이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공작금 지급의 문제. 그냥 연구활동 지원 정도로 보는 게 적당하지 않나 싶다. 뭐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그의 연구가 북한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서 연구활동 지원 명목으로 돈을 보냈다고 해도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송두율에게 보낸 돈은 공작금과 연구지원금의 차원이 구별되지 않는 모호함을 띠고 있긴 하다.

2. 그가 했다는 ‘간첩질’은 뭐가 문제일까?

국가보안법의 ‘이적행위’ 명목으로 처벌가능할 것이다. 국내법의 균형감각을 따져보면, 한국 내 NL 등 주사파의 활동을 처벌하는 수준 정도가 아닐까 한다.실제로 송두율 씨가 했다는 간첩질이 한국 내 주사파를 넘어서는, 뭐 국가기밀을 빼가고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 단지 북한에 우호감을 표시한 몇가지 행동 외에는 없으니…
이 경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에 근본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3. 송두율 교수는 ‘간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을까?

송두율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 등등 모두 부인했다. 다만, 노동당 가입에 대해서는 시인을 했는데, 그또한 입국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글쎄… 난 이 말을 모두 믿을 수 없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근거로 제시되는 약봉지 문제를 보자. 북한 당국에서 임의적으로 송두율에게 준 약봉지에 ‘김철수’를 적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뭔가 사전에 합의된 게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다. 그러한 의심들로 인해, 나는 그가 간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생각한다. (난 옛날부터 국정원의 정보가 꽤나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해왔다. 다만 그 처벌의 근거가 못마땅할 뿐)

4. 간첩이란 뭘까?

갑자기 이런 말을 왜 하는 거지. 글쎄…

생각해보면 그가 ‘간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한국에 해를 얼마나 입혔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 왜 처벌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북한국적과 독일국적 동시에 가진 이중국적자로 보면 되는 거 아냐? -_-;
물론 난 북한정권에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들을 맘에 들어하지 않으며, 그들이 그동안 남북한 화해와 통일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물론 극단적인 과거 80년대, 90년대 초에 그들은 막대구부리기와 같은 역할을 하긴 했다.) 주사파들 봐라.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가 있을 때면 언제나 북한 정권의 대변자가 되어 남북한 민중을 바보로 만들었던 그들이 아닌가. 그렇게 보면 주사파들도 일종의 간첩 아닌가? -_-; 물론 그들도 나름의 양심에 기초해서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테지….

예전에는 “반전! 반핵! 반미!’을 외치던 그들이 지금은 뻔뻔하게 ‘반핵’만 쏙 빼놓고 ‘반전! 반미!’만 외친다. 이놈의 북한 간첩들!
그러나 훨씬 더 무서운 간첩들이 있다. “무조건 파병!’을 외치는 미국 주재 한국대사 한승주를 보라. 완전히 미국간첩 아닌가? (실제로 미국 CIA라는 풍문도 있다.) 북한 간첩들은 넘보지 못한 강력한 권력을 누리며 국익을 미국에 팔아버리는 그들. 난 그들이 훨씬 더 무섭다.

주적 개념을 ‘북한’에서 ‘미국’으로 바꿔보라! 송두율은 간첩에서 민주인사로 돌아오고, 한승주는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아야겠지. -_-;

송교수가 바라는 건 뭘까?
한국에 들어오려는 걸 보면, 영구귀국을 원하는 듯도 하고..
북한과의 관계는 정리된 것도 같기도 하고.. 설마 한국에서 간첩활동을? -_-;;;
어쨌든 잘 풀렸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간첩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리….
온갖 간첩들이 활개치는 세상인데~~

(사족)

송두율이 그간 거짓말(노동당 가입 은폐)에 대해 불만어린 목소리들이 있다.
사상의 자유라는 것은 자신의 사상을 솔직히 밝히는 게 먼저라고. 밝히지도 않은 사상을 누가 인정하고 보호해주냐는 말이다. 송두율이 미리 ‘노동당 가입했고, 북한 좋아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면 이렇게 비참해지지는 않았겠냐고…
일리있는 말이다. 이번 송두율 사태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사상의 자유를 목표로 하는 운동들에 꽤나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그러나
(간첩이었다면) 간첩이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말하리~~ -_-;

“송두율에 대한 단상”의 3개의 댓글

  1. 전적으로 동감…
    오새 송두율 논쟁 정말 짜증남.
    아….

    -_-;

    p.s. 구태연한 우리나라 실정법 및 검사들에 대한 실망도 함께…. (대체 독일 국적자를 어쩌겠다는 거야?? -_-;)

  2. 송두율씨가 국내들어와 살겠다는 것으로부터 모든 짜증스런 문제가 생겨나겠지요. 추방설 운운하는 것도 그래서 나온 걸테고… 이 모든 것들이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이나라에서 어쩌면 당연한 현상 아닙니까. 난 송두율씨가 좀 더 철저히 경계인으로 살지 못한 것이 좀 안타까와요. 글구 늘그막히 고향으로 돌아와 나쁜짓 안하고 살겠다는데 현실논리가 그걸 받아들이지 못허니 쫌 안쓰럽네요.

  3. 야리임 // 사람에게 완벽한 중립이 어디 있겠나… 남한과 북한 중에 선택하라고 강요했던 시대상황과 자신을 추방했던 남한에 대한 감정이 여럿 섞이지 않았을까…
    뭐.. 좀더 철저한 경계인으로 사는 게 불가능하진 않았겠지. 그랬다면 나도 더 그가 맘에 들었겠지만… 뭐 좀 불철저했다고 그걸 못받아들이는 우리사회가 너무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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