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탄핵사태.. 이건 내생각

다들 한마디씩 하는데.. 나도 해야지. -_-;
솔직히 그런 이유가 가장 크다.

난 이번 탄핵이 ‘일반민주주의의 위기’라고도 생각하지도 않고, 어처구니 없는 근거로 탄핵당한 노무현이 불쌍하지도 않다. 그리고, 탄핵으로 경제가 망할 것 같지도 않다. 무디스가 그랬다지. 한국의 신용등급은 변함없을 거라고.. 탄핵당일 폭락했던 주가도 이번주 들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도 한다. (물론 주가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은 놈이라 뭐가 확실하게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글을 끄적이는 이유는 다들 한마디씩 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들 한마디씩 하는 말들이 별로 내 맘에 안들어서이다.

그럼 이제 끄적여볼까..

1. 탄핵은 왜 추진되었는가..

나도 모른다. -_-;;
그래도 여러 근거들 중 가장 확실한 건,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의 지도력 재구축이다. 탄핵을 몰아가는 과정에서 최병렬과 조순형이 지도력을 되찾았다. 물론 탄핵직후 여론의 역풍을 맞아 맛이 가긴 했지만… 어쨌든 탄핵으로 가는 과정 동안만은 지도력을 순탄히 되찾아가는 듯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총선용 올인카드’라는 건데.. 이건 대체 어떤 이득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추진했는지는 짐작이 안간다. 민심이 떠날 거라는 걸 미리 예측못했다는 것도 신기하고.. 어쨌든 ‘총선용 카드’라는 건 분명할진대.. 그 실체가 없다. -_-;;

근데.. 이러한 정략 말고는 다른 게 없으려나?
그들이 들고 나온 탄핵 근거 1번은 ‘선거법 위반’이다. 노무현이 ‘열린우리당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걸 문제삼는다. 나 개인적으로는 별 문제없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이런 말 한마디가 총선에 영향을 미치면 얼마나 미치겠으며, 미친다고 그게 무슨 문제인가. ‘형식적인 중립’ 요구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한다.

2. 탄핵은 왜 의결되었을까

‘왜 추진되었을까’라는 질문과는 달리 ‘왜 의결되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노무현의 역할을 크게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봐도 노무현은 탄핵을 원했거나 아니면 적어도 막을 맘이 그리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전날 기자회견에서 ‘잘못이 있어야 사과를 하지.. 탄핵당하지 않기 위해 하는 사과는 하지 않겠다’는 배짱 좋은 말을 했다. 나도 그말이 크게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노무현의 총선관련 발언이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내가 대통령이었어도 사과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노무현이 사과를 했다면 탄핵은 의결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사과조차 받아내지 못한 한나라당 민주당은 탄핵안 추진으로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에라 모르겠다’ 식의 탄핵의결을 하게 된 게 아닐까.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다) 탄핵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대다수가 ‘설마 탄핵을 통과시키기까지는 안하겠지’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고 하니, 꽤 신빙성이 있는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추측으로 보건대, ‘사과를 하는게 옳다 그르다’는 가치판단과 상관없이 그깟 사과조차 하지 않은 노무현은 탄핵을 막을 맘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총선에 대한 정치적 계산을 했다고도 할 수 있고, 당당한 자기주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거나… 그랬다는 것이다.

3. 그래서… 탄핵은 뭐냐..

‘수구세력의 반동화’, ‘수구세력의 반혁명’, ‘민주주의의 위기’ 등의 수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민주당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고,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쑥쑥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억울하게 희생당한'(?) 노무현에 대한 동정표일 수도 있고, 아니면 비이성적인 한나라당, 민주당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관심에서 사라져버렸다. -_-;; 아쉽

자… 이제 탄핵이 뭐냐에 대해 끄적여야 하는 차례인데..

수구세력의 반동화, 반혁명?
이 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이 해놓은 개혁작업과 혁명작업을 원상회복시키기 위해 탄핵을 했다고 해야 성립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들이 노무현 대신 정부를 잡는다고 바뀔 정책은 아무것도 없지 않나. 이라크 파병을 되돌리지도 않을 것이며, 부안과 새만금을 원래대로 되돌리지도 않을것이며, FTA 체결을 없던 일로 하지도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 아래 진행되던 정부과업 중 바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탄핵을 반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명백히 ‘오버’다.
지네들이 하고 싶은 거 노무현이 다 해줬는데… 도대체 무엇이 맘에 안들어서 탄핵을 했을꼬… -_-;; 그러게 이런 거랑은 상관없는 정략적 탄핵이라니까…

민주주의의 위기?
다수파 탄핵발의 국회 의원들이 일반 시민들의 민의를 왜곡하여 탄핵을 발의하고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야당의 행태는 잘못되었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민주주의 위기’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서야’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어째 좀 오버라는 생각도 들고.. 정치적 계산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라크 파병 문제, 부안사태 당시 노무현 정부는 시민사회의 의견에 귀를 귀울였나? 내가 알기로는 무대뽀로 밀어붙였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노무현 정부와 의회가 행한 민의왜곡은 통치행위였고, 이번 탄핵의결에 이르러서야 민주주의의 위기가 닥쳤던가?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언제나 위기였다. 사실 이런 민의의 왜곡이란 대의민주주의 자체가 작동하는 한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지금의 민의 왜곡을 인정할 수 없다면, 그동안 자행된 민의 왜곡 또한 인정하지 말아야 마땅하다.

그럼 뭐냐고?
위에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별 차이 없는 정치권의 총선용 아귀다툼..
그중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멍청했고,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은 똑똑했다. -_-;;

헌재에서 하루빨리 탄핵에 대해 기각하길 바란다.

일단은 여기까지.. (더 쓸 것도 없다…-_-;)

“탄핵사태.. 이건 내생각”의 3개의 댓글

  1.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부문제였군요! 오늘 고민하던 거 하나 풀림… 정말 궁금한 건 ‘국민들’이 왜 광화문, 여의도까지 나가서 흥분하냐는 것. 한명씩 붙잡고 물어봐도 속시원한 대답이 안 나오네요.

  2. 그건 아무리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무식한’ 탄핵이기 때문인 것 같아. ‘열린우리당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로 탄핵을 시킨 악의 무리들 심판해야 하지 않겠어. -_-;
    파병안 통과와 비교할 때, 같은 민의의 왜곡이라 할지라도 이번 탄핵은 너무나 ‘황당한 형태’의 민의 왜곡이었다는 점이 국민들을 자극한 게 아닐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바보냐’ 하는 .. 뭐랄까 … 음 .. ‘무시당한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쓰레기’같은 놈들한테 무시를 당한 기분이니… 엄청 기분이 나빴을 것 같아.
    어쨌든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번 탄핵안 의결이 파병안 통과보다는 기분나쁜 것 같아. 물론 나에게는 파병안 통과가 더 기분 나쁘긴 하지만…

  3. 옳고 그름을 떠나 둘다 ‘그럴만 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무심한 걸까요. 음

지원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