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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누리] 두 가지 불법에 대한 권력의 태도: 정치자금과 파업 by 진보누리 꿈꾸는 사람

지금 우리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두가지 불법이 있다. 하나는 불법 정치자금이고, 다른 하나는 불법 파업과 이에 연이은 손배/가압류이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이 다루어지는 방식과 태도에는 확연히 다른 그 무엇이 있다. 권력의 불법은 톨레랑스의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반면, 노동자(비권력)의 불법은 앵톨레랑스의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다. ‘지금 같은 정치 구조에서는 합법적으로 선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국민경선과 같은 새로운 제도에 필요한 법규정이 없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면 불법이 됩니다.”) -> 권력이 인정하는 불법 행위다.

노동자들의 말이다. ‘지금 같은 노동법 아래에서는 합법 파업을 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불법파업과 함께 손배/가압류의 보복이 따른다) -> 비권력(노동자들)이 처한 불법의 상황이다.

그런데, 권력이 행한 불법은 톨레랑스의 대상이다. 저 유시민 의원의 말처럼, 누가 저런 선거제도(혹은 정치구조) 속에서 더러워지지 않을 수가 있는가. 이 말은 권력의 불법에 대해 톨레랑스를 가지자는 말이다. 그리고 4당 대표들은 청와대에서 만나, 정치 자금의 고백과 함께 사면을 국민에게 제의한다.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권력은 톨레랑스의 대표적 수혜자들이었으니까.

그런데, 비권력(노동자)의 불법은 앵톨레랑스의 대상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하는 말처럼, 정해진 법의 테두리에서 노동자들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불완전하더라도 지키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라고 충고한다. 자신들은 법대로는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상대에게는 법대로만 하란다. 그리고 불법을 저지런 노동자에게는 가차없는 앵톨레랑스가 내려진다.

한쪽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권력이 없다. 권력을 가진 쪽이 불법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들은 법때문이라고 한다. 권력이 없는 쪽도 불법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들도 법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권력의 불법은 용서의 대상이 된다. 이 용서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보다 적합한 법 개정이 시행된다. 그러나 비권력(노동자)의 불법은 처벌의 대상이다. 그들은 이 처벌을 바탕으로 다만 노동자를 순화시키고자 한다.

과연 이것이 법과 원칙과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의 모습이란 말인가. 이것이 정상적인 인간적 삶을 만들어가는 사회의 얼굴이란 말인가. 참으로 희안한 것은, 이 이상한 톨레랑스와 앵톨레랑스의 구도를 용인하는 자들이, 권력보다는 비권력(노동자들)과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진보누리] 두 가지 불법에 대한 권력의 태도: 정치자금과 파업 by 진보누리 꿈꾸는 사람”의 4개의 댓글

  1. ulyss // 날카로운 비판이군요. -_-;
    허나… 벅찬 전공 숙제에 힘겨워하는
    당신의 모습까지 함께 보이는구려.. –; 홧팅!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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