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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이 한 달 육아일기

하임이가 태어난지 한 달이 지났다. 오늘 동네 소아과(정식명칭은 소아청소년과라고 한다)에 가서 B형 간염 2차 접종도 맞고, 약간의 진료도 받았다. 요 며칠 사이에 하임이가 숨을 가쁘게 쉬어서 부모를 안타깝게 하거나 가끔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서 부모를 놀래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별일 없이 잘 먹던 젖도 입에 물고서 빨다가 숨이 막혀 힘들어 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었다. 코가 막힌 모양인데 오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기계 흡입기로 빨아준 이후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오는 길에 약국에서 소형 흡입기도 하나 구입했다.

오늘 병원에서 하임이의 키와 체중을 잰 결과는 51.3cm에 3.4kg으로 나왔다. 태어날 때 47cm에 2.48kg으로 태어났으니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 셈이다. 31cm에 불과했던 머리 둘레도 35.5cm로 늘어났는데, 다른 곳의 성장세에 비해 머리가 더 많이 큰 듯. 실제로 요즘 하임이를 안을 때마다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
하임이는 여전히 얌전한 아기로 크고 있다. 가끔 안 자고 낑낑대서 우리를 고생시킬 때도 있긴 있지만, 대체로는 잘 자는 편이다. 한 번 자면 3-5시간씩 자서, 밤에 12시에 젖을 먹이고 재우면 3-4시에 한 번 깨서 젖 먹고 또 7-8시쯤 깨서 젖을 먹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에 혼자 깨서도 바로 울어재끼기보다는 혼자 조용히 낑낑대다가 오랫동안 부모가 아무 반응이 없을 때가 되어서야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 부인님과 나는 하임이가 부모를 생각해주는 효심이 무척 갸륵하다고 칭찬해주고 있다^^
하임이는 편식도 안 하고 있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부인님이 직장을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요즘 ‘완모’라고도 불리는 ‘완전 모유수유’ 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는 하임이가 모유든 분유든 가리지 않고 둘 다 잘 먹어주길 바라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러고 있어서 좋아라 하고 있다. 부인님은 젖몸살이 심할 정도로 젖이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고, 살짝 부족한 듯 적당한 듯 젖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기본으로 3-4시간에 한 번 정도씩 젖을 먹이면서도 가끔 먹여도 먹여도 보채면 분유도 타서 먹이고, 가끔 부인님 컨디션이 안 좋거나 해도 분유를 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아기가 모유나 분유 둘 중 하나를 거부하기도 한다는데, 우리 하임이는 앞으로도 계속 둘 다 가리지 않고 잘 먹어줬으면 좋겠다.
원래 집안일에 대해서는 분업을 최대한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살고 있었는데, 그동안도 살짝 분업이 있긴 있었지만 하임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암묵적인 분업이 더 생겨나고 있다. 아무래도 나는 하임이가 원하는 핵심적인 먹을거리를 줄 수 없기 때문에, 하임이를 챙기는 일은 주로 부인님이 담당하게 되는 반면, 밥 하는 일은 주로 내가 담당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기저귀 갈거나 분유를 주는 일은 나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항상 함께 하던 장보기는 완전히 나 혼자만의 일이 되어 버렸다. 혼자서 장보는 일은 끔찍이도 재미가 없다. 일단 마트에 가면 빨리 장을 보고 집에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서, 느긋하게 돌면서 물건을 고르고 하는 재미가 사라져 버렸다. 하루빨리 하임이가 우리와 함께 마트에 같이 갈 수 있을 만큼 크길 바라고 있다. 나는 지금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의 눈치 때문에 하임이를 데리고 바깥에 나가는 건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하임이를 낳은 후, 장모님께서 매일매일 집에 몇 시간씩 와주셔서 부인님의 산후조리를 도와주셨다. 미역국도 끓여주시고, 반찬도 해주시고, 아기 빨래도 해주시고, 틈날 때마다 바닥 걸레질도 해주시고 하셨다. 둘이서는 하기 버거웠을 여러 일들을 장모님께서 해주시고, 나 혼자서는 벅찼을 집안일을 해주신 점은 무척 고마운 일이었지만, 가끔은 내집 살림을 뺏기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다. 게다가 장모님이 오시면 부엌일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평소 같으면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했을 설거지를 식사 직후에 바로바로 설거지를 하며 장모님 맞을 준비를 하게 되기도 했다.-_-;;
하지만 그렇게 산후조리를 도와주시던 장모님은 감기 때문에 일주일째 집에 오시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 감기는 내가 옮겼다는;;;; 어쩌면 우리집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고된 노동을 하시느라 힘에 부치셔서 아파지신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어차피 원래 한 달 정도만 와주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장모님표 산후조리는 이대로 마무리된 셈이다.
장모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는 둘이서 잘 키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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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이 한 달 육아일기”의 2개의 댓글

  1. 벌써 한 달이나 지났네. 첫 한 달을 잘 보냈으니 제일 어려운 시기는 지난 거나 다름 없지 뭐. ^^ 날도 뜨뜻하고 삼칠일도 지났으니 이제 하임이 데리고 마트도 가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수안이는 낑낑거리다가도 밖에 나가면 좋아해. 제가 느끼기에도 뭔가 공기가 다르고 신기한 게 많은가봐. 아마 아기들이 다 그럴거야.
    우리는 요새 거의 홈플러스/이마트 인터넷 주문으로 지내. ㅎㅎ 애 둘 데리고 마트가면 너무 정신 없기도 하고 꼭 한 두개씩 안 사고 빼먹고 오게 되고 해서 생각날 때마다 장바구니에 담아뒀다가 일정 금액이 됐다 싶으면 주문하고 그래. 처음에는 채소 같은 거 직접 보지 않고 사는 게 좀 찜찜하기도 했는데 뭐 별로 가리지 않고 다 먹는 스타일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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