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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보는 드라마의 평점

SBS <이웃집 웬수> (8.5)
SBS <인생은 아름다워> (8)
MBC <동이> (6)
KBS2 <수상한 삼형제> (3)
<이웃집 웬수>는 섬세하고 애뜻하다. 작가가 여자와 남자 모두를 무척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회에 짠한 장면이나 대사가 하나 이상씩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다루는 소재도 재밌고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 김상중, 장미희 캐릭터의 충돌도 흥미진진하고, 이민우랑 우희진 커플의 캐릭터도 재밌다. 하지만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에 주저함이 전혀 없다는 점이 몰입을 방해한다. 상대방이 말을 하면 그걸 듣고서 생각을 해서 답을 한다기보다 미리 답을 생각해뒀다가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김수현 드라마가 항상 그런 식인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이 점 때문에 점수가 좀 깎였다.
<동이>는 지진희와 한효주가 만날 때마다 너무 재밌다. 이병훈의 사극에서 이렇게 설레는 러브라인이 나오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다만 악인들이 벌이는 음모가 항상 어설퍼서 쉽게 동이한테 들통이 난다는 게 쫌 그렇다. 게다가 동이는 주어진 시스템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채 항상 뒷구멍으로만 일을 처리한다. 이런 방식의 서술은 동이의 재능을 띄워주기 위한 설정이겠지만, 그로 인해 조선시대의 궁궐은 무척이나 무능력한 시스템을 가진 공간으로 전락해버린다. 아 재밌는 점은, 지금은 끝난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에서는 임채무가 온갖 음모를 꾸미더니, <동이>에서는 그의 부인 박정숙이 대비마마로 분해서는 온갖 음모를 꾸미고 있다. -_-;; 어쨌든 지진희와 한효주의 설레는 러브라인 때문에 점수를 후하게 줬다.
<수상한 삼형제>의 작가는 우리 주변의 가정 관계에서 흔히 관찰되는, 또는 각종 여성 포털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는 문제들을 총집합시켜서는 완전 난장판을 만들어놓는 능력이 탁월하다. 게다가 한 문제가 해결될 즈음에는 교묘하게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능력도 경이롭다. 일상의 문제들을 터뜨려 주는 건 좋지만, 각각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혀 말해주는 바가 없다. 실제로 극중 인물들은 대화를 통한 협상, 타협, 합의 같은 것을 전혀 할 줄 모른다. 바로 이 점이 이 극을 막장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인 듯. 그래도 일일드라마들에서 난무하는 음모, 복수 같은 것이 없다는 점에서 그런 류의 막장과는 그래도 차별화되는 듯. 그래서 점수를 양수로 주었다.
근데 요즘 아기 덕분에 드라마 한 편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게 쉽지 않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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